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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린인사 작성일26-09-21 11:10 조회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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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5명도 안 되는 동네병원에서 노조를 만들기 어렵다면, 임금과 휴가를 요구하는 것도 노조가 있는 병원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보건의료노조가 인천 부평구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노동자들을 지역으로 묶어 사용자들과 교섭하는 실험에 나섰다. 지난 3년간 의원 약 600곳의 문을 두드린 끝에 '부평구 지역교섭단'이 출범했다.
말할 곳 없는 노동자 찾아…
지난 17일 출범식을 마친 노조 조합원 100여명은 2~3명씩 약 40개조로 나뉘어 부평역 주변 의원을 찾았다. "오늘 지역교섭단 출범했어요. 저희 다음에 또 올게요." 환자가 많은 곳은 홍보물을 건네고 짧게 인사를 나눈 뒤 다음을 기약했다.
노조는 3년간 꾸준히 이들을 만나왔다. 보건의료노조라는 존재부터 알리는 게 첫 관문이었지만, 최근엔 그래도 "또 오셨네요"라는 말을 듣는다.
근무 조건 특성상 대화가 어려운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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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그동안 찾은 의원 중에는 간호조무사 한 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었는데, 노조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도 원장실에서 기척이 들리면 고개를 저으며 말을 멈췄다. "무슨 말만 꺼내도 나가라는 말을 들어요.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또 어떤 의원에서는 "노조에서 여길 왜 오냐"며 경계하거나 "우리는 필요 없으니까 나가라"며 돌려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꾸준히 이들을 만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창구가 없어서다. 오명심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큰 병원은 노조가 없더라도 노사협의회나 고충처리처럼 문제가 있을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있지만 의원급이나 작은 병원은 창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며 "노동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니 이야기를 들으려면 직접 만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흩어진 노동자들, 같은 문제 끌어안아
본부는 지역교섭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작은 병·의원 노동자들의 상담을 받아왔다. 임금이나 휴가 문제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근무시간 단축이나 퇴직 요구 등에 관한 상담도 있었다. 간호조무사협회 등을 통해 상담받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보수교육 현장에 상담부스를 차려 임금명세서를 확인해 주기도 했다.
오 본부장은 "큰 병원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이분들한테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충격이었다"며 "상담에 그치지 않고 다른 해결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의원별로 노조를 만드는 방안도 계획에 없었던 건 아니다. 오 본부장은 "직원이 5명인 곳에서 노조를 만든다고 해도 지부장이나 간부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사업장에서 기존 방식으로 조직을 계속 키우기는 어렵다고 봤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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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을 옮겨도 근로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 본부장은 "같은 지역에서 일하는 분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면 같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역본부는 2023년부터 설문조사와 의원 방문을 이어왔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심모임을 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만났다. 올해 3월부터는 의원 방문을 늘려 일주일에 세 차례, 한 팀이 한 번에 20~30곳을 찾아 지역교섭을 알리고 있다.
지난 4일 노조가 발표한 인천지역 의원급 의료기관 노동자 실태조사에는 두 차례 실시 끝에 443명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80%는 10명 이하 사업장에서 일했다. 월평균 임금은 253만6천원이었고 간호조무사는 244만원이었다. 81.4%가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조가 지역 단위 대체인력 체계를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의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간호조무사나 물리치료사 등을 휴가자가 발생한 의원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오 본부장은 "예를 들어 내과에서 일했던 간호조무사 중 당장 일을 쉬고 있는 분과 대체인력이 필요한 의원을 연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노동자는 휴가를 쓸 수 있고 사용자도 인력공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논의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역교섭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노동자들은 "가능하겠냐"면서도 "그래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하고 있다. 지역교섭단을 출범시킨 노조가 기대하는 것은 작은 의원에 한두 명씩 흩어진 노동자들이 모였을 때 생기는 힘이다. 노조는 이를 "600명 같은 6명"이라고 표현했다.
면 좋겠다"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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