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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린인사 작성일26-09-23 10:12 조회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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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남(왼쪽) 목사가 아들 조지훈 목사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새로운 삶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그동안 집 밖으로 떠돌아다닌 세월이 많았기에 이제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갑작스럽게 달라진 삶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큰아들 지훈이가 따지듯 물었다. “왜 아버지는 돈을 안 버세요? 아버지는 많이 벌 수 있는 능력도 있잖아요?”
나는 말했다. “내가 직접 벌지 않아도 하나님이 책임져 주시기에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니니? 육신의 아버지인 나보다 너를 창조하시고 은혜 안에 품어 주시는 하늘의 아버지 하나님을 신뢰하면 된다.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아빠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나가면 된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라.”
그러자 지훈이가 말했다. “아버지는 이기적이세요.”
“아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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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가족들 돌볼 생각은 안 하시고 아버지가 좋아하는 일만 하시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다니?” “지금 아버지 하시는 일이 그렇잖아요. 가족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목사 되겠다고 엄마와도 헤어지고 우리를 이렇게 고생시키고 있으니까 말이에요.”
아들의 말을 듣고 보니 그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어쨌든 미안하다. 언젠가는 이 아빠를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다. 아직 어린 너희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에이, 몰라요!”
그날 지훈이와 나는 서로 부둥켜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로서도 그동안 참고 있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 같았다. 둘째 나단은 아직 어렸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훈이는 생각의 폭이 넓고 깊었다. 나는 아이들을 단지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할 때 일부러 눈높이를 낮추지도 않았다.
아이들 엄마와 이혼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도 현실이 아무리 무거워도 함께 감당해야 할 진실이라면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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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도 조금씩 깊어졌다. 그날 지훈이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 역시 아들의 아픔을 모두 품어 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자리에서 우리 둘 사이에 계신 하나님께서 조용히 함께 울고 계셨던 것 같다.
나는 이 시절을 지나며 광야가 주는 유익을 알게 됐다. 그래서 고난 중에도 감사할 수 있었고 고난을 피할 가장 좋은 피난처는 오히려 고난의 중심에 있는 십자가 밑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삶에 지치고 피곤할 때면 내가 찾아가는 곳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돌보던 K집사님의 병석이었다. 집사님은 노처녀 외동딸이 직장에 나간 뒤 홀로 남아 근 10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방에 누워 계셨다. 나는 가끔 그분을 찾아가 돌봐드리곤 했다.
마음이 지치고 상한 날이면 미동도 없는 K집사님 곁에 앉아 혼자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예배를 드렸다. 그러고는 집사님 옆에 나란히 누워 조용히 숨결을 듣다가 짧은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렇게 머물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고 깊은 안식을 누릴 수 있었다. 내게 그곳은 다윗왕이 원수들을 피해 몸을 숨겼던 아둘람 동굴과 같은 곳이었다.
품어 주시는 하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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