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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린인사 작성일26-09-24 05:54 조회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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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말이 있다.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쉽게 만나는 무가 인삼만큼 귀하다니 조금 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가을무를 한입 먹어보면 왜 이런 말이 생겼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여름 무에서 느껴지던 매운맛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단단하게 여문 속살에서는 시원하면서도 은근한 단맛이 난다.
마침 추석을 전후해 무도 조금씩 맛이 들기 시작한다.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탕국에도 무가 들어가고, 갖가지 전과 고기 요리를 실컷 먹은 뒤에는 시원한 무를 넣어 끓인 국물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추석이 지나 날씨가 더욱 차가워지면 무는 깍두기와 동치미가 되고, 김장철에는 김칫소를 채우는 무채가 된다. 생각해보면 가을부터 겨울까지 우리 밥상에서 무만큼 쓰임이 많은 채소도 없다.
무는 날씨가 서늘해질수록 맛이 좋아지는 대표적인 채소다. 수분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어 생으로 베어 물면 아삭하고 시원하며, 제철을 맞은 가을무는 단맛도 한층 선명하다. 좋은 가을무는 특별한 양념 없이 얇게 썰어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다.
영양도 알차다. 비타민C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생무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데 좋은 아밀레이스 같은 효소도 들어 있다. 이런 효소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푹 익힌 국이나 조림뿐 아니라 무생채처럼 생으로 먹는 방법도 함께 활용하면 좋다. 예부터 고기나 전처럼 기름지고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음식을 먹을 때 무생채나 동치미, 깍두기를 곁들여 먹었던 것은 맛으로 보나 식감으로 보 꽤 영리한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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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가장 큰 매력은 조리법에 따라 전혀 다른 식재료처럼 변한다는 데 있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하고 알싸하지만 국물에 넣어 푹 익히면 투명해지면서 달고 부드러워진다. 간장에 졸이면 양념을 푹 머금고, 말리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가 된다. 소금에 절여 발효시키면 깍두기와 동치미가 되고, 얇게 썰어 부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이 된다.
설렁탕 한 그릇에는 깍두기가 빠질 수 없고, 고등어나 갈치를 조릴 때는 생선보다 양념을 잔뜩 머금은 무 한 조각이 더 맛있을 때가 있다. 겨울에는 동치미 국물을 떠먹고, 명절에는 탕국에 큼직하게 썬 무를 넣는다. 무 하나로 반찬부터 국, 김치까지 한 상을 차릴 수 있으니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말이 꼭 영양만을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식당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송원 마포 돼지갈비다. 갈비집을 소개하면서 주인공이 갈비가 아니라 무채 비빔밥이라니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 집을 가면 고기를 먹기도 전에 무채 비빔밥(사진)을 먼저 시킨다. 가격도 5000원으로 저렴하다. 다른 토핑 없이 무채만 올라간 삼삼한 비빔밥의 매력은 아삭한 식감과 절묘한 양념이다. ‘선밥후육’(밥을 먼저 먹고 고기를 먹는다)의 새로운 미식 공식이 절로 떠오른다. ▶ 송원 마포 돼지갈비(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47길 2-1)
이번 명절에는 무를 조금 색다르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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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 전을 부친다고 하면 생소하다는 사람이 많지만, 얇게 썬 무에 묽은 부침옷을 입혀 노릇하게 지져내면 의외로 담백하고 맛있다. 겉은 바삭하고 안쪽의 무는 익으면서 달큰하고 부드러워진다. 냉장고에 쓰고 남은 무가 애매하게 굴러다닐 때 만들어 먹기에도 그만이다(레시피 참조).
추석이 지나도 무의 계절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다. 탕국에 들어갔던 무는 깍두기와 동치미가 되고, 김장날에는 김칫소가 되어 겨우내 우리의 밥상을 책임진다. ‘가을 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옛말은 어쩌면 영양을 따지는 말이 아니라 일년 중 가장 맛있는 무의 계절을 놓치지 말라는 선조들의 당부였는지도 모르겠다.
재료(2인분) : 무 200g, 소금 약간, 부침가루 1/2컵(100ml), 물 110ml, 식용유 적당량
① 무는 약 3㎜ 두께로 얇게 썬다.
② 무에 소금을 가볍게 뿌려 10분간 절인다.
③ 부침가루와 물을 섞어 묽은 반죽을 만든 뒤 무에 반죽을 얇게 묻힌다.
④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중불에서 부친다. 한 면이 노릇해지면 뒤집어 반대쪽을 살짝 더 익혀 완성한다.
TIP. 물은 부침가루와 동량으로 넣은 뒤 10㎖ 정도 더하면 무에 얇게 달라붙는 농도가 된다. 무가 얇아 금방 익으므로 센 불보다 중불에서 천천히 부치는 것이 좋다.
장은실 맛있는 책방 편집장
장은실 편집장은 요리책 전문 출판사 ‘맛있는 책방’을 운영하며 15년 넘게 푸드 관련 콘텐츠 기획을 해 왔습니다. 3월 13일부터 ‘오늘 뭐 먹지’ 코너를 통해 제철 재료를 이용해 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패스트 건강식’과 숨은 맛집 등을 소개합니다.
(사진)을 먼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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