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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린인사 작성일26-09-21 13:58 조회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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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한인섭 교수의 《가인 김병로》를 읽다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가인(街人)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을 뵈었다. 사진 속 모습 그대로 흰 두루마기 차림에 표정은 근엄했으나 눈빛은 따스했다. 가인 선생이 물었다. "자네, 요즘 법원은 어떤가?"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머뭇거리다 겨우 답을 올렸다. "선생님 계실 때보다 나라는 부강해졌고, 판사들의 처우도 비할 바 없이 좋아졌습니다." 가인이 엷게 웃었다. "참 다행이구먼. 우리 때는 다들 박봉으로 고생깨나 했지." 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내가 판사들에게 늘 당부하곤 했네. '아무리 배가 고프고 옷이 차다고 할지라도, 일시라도 사법관이라는 본분을 망각할 수는 없다'고 말이야."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침묵이 흐르자 선생이 이유를 물으셨다.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현재의 소식을 털어놓았다. "얼마 전 현직 법관이 주。에서 변호사 2명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공수처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또 다른 법관은 판사 출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및 신약 임상승인 청탁 의혹의 브로커로 거론된 양모 씨와의 사적 교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됐고, 뒤에 해당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바다이야기예시 ." 가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선생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천천히 되물었다. "요즘은 판사들이 변호사에게 술을 얻어먹고 다닌단 말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인이 허탈하게 허허 웃었다. "나는 변호사 시절 찾아오는 독립운동가 동지들에게 설렁탕 대접하느라 서대문 집까지 팔았는데 말이야." 일제강。기 가인은 찾아오는 독립운동가들의 식대를 도맡다 끝내 빚더미에 앉아 가산을 처분했다. 가인이 낮게 읊조렸다. "우리 법원은 조선의 사헌부, 사간원과 같은 곳이라 본디 결벽에 가까운 청렴을 갖춘 자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이거늘." 화제를 돌려 법원 밖의 풍경을 전했다. "선생님, 바깥도 어지럽습니다. 행정부 수반이 대법원장의 헌법상 대법관 제청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습니다. 명문의 근거가 없음에도 1958년 이승만 정권 시절의 일을 '선례'로 거론했다고 합니다." 가인의 안색이 굳어졌다. "1958년의 일을 선례라고?" 그해 이승만 대통령은 법관회의가 천거한 김동현 대법원장 후보를 거부하며 사법부 장악을 시도했고, 자유당은 제청권 박탈까지 획책했다. 모바일릴게임사이트 정년을 맞아 퇴임한 지 불과 석 달째였던 가인은 전국변호사대회 단상에 올라 삼권분립을 짓밟는 권력을 향해 "방자하다"며 결기에 찬 사자후를 토해냈다. 꿈속의 가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사에는 지켜야 할 아름다운 선례가 있고,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될 반면교사도 있는 법일세." 간절한 심정으로 여쭈었다. "선생님, 오늘날 사법부의 독립은 대체 어떻게 지켜내야 합니까?" 가인이 나직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밖에서 법원을 뒤흔드는 정치권력의 완력에는 추상같이 당당해야 하네. 그것이 사법부 독립의 시작이지. 하지만 법원 안의 사람들도 스스로에게 가혹할 만큼 엄격해야 하네. 법관이 안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고서야 무슨 염치로 바깥 권력에 사법의 독립을 존중하라 요구하겠나." 사법부 독립에는 두 개의 적(敵)이 있다. 하나는 바깥에서 법원을 길들이려는 권력이고, 다른 하나는 안에서 사법의 품격과 신뢰를 갉아먹는 법관 자신이다. 전자가 외압에 의한 침해라면, 후자는 도덕적 해이가 부른 자해(自害)이다. 자해하는 법원에 국민들이 나서서 정치권력의 외풍을 막아줄 리가 없다.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은 푸르스름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꿈속 가인의 준엄한 경고가 귓전을 길게 맴돌았다. "외부의 권력에는 당당하게 맞서게. 그러나 그 전에 법복을 입은 자는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네." 정지웅 변호사(법률사무소 정) 전국변호사대회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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