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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누린인사 작성일26-09-22 22:44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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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산호가·비취병 행서대련’(1856), 종이에 먹, 개인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서는 주제전시 ‘추사 김정희와 그의 동반자’가 열리고 있다. 한국 서예사를 대표하는 명필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장 한가운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큰 글씨가 있는데, 바로 ‘산호가·비취병 행서대련(珊瑚架·翡翠甁 行書對聯)’이다. 그런데 막상 한문이 가득한 옛 글씨를 마주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막막해지곤 한다. 그래서 혹자는 굳이 글을 읽으려 애쓰지 말고 먹의 흔적을 그림처럼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현대 추상화처럼 선과 여백의 조형미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다. 하지만 옛 글씨는 모양뿐 아니라 형식과 내용을 알고 자세히 들여다볼 때 더 풍부한 감상에 이를 수 있다. 차근히 작품을 이해하려면 먼저 제목 속 ‘대련(對聯)’이라는 형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련은 서로 짝을 이루는 글귀를 두 폭의 바탕에 나누어 쓴 글씨로, 중국 청나라 때부터 시작돼 우리나라에서는 18세기 이후부터 등장했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 대련은 두 폭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므로, 각 폭의 글자 배치는 물론 두 폭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관건이다. 심심하거나 어지럽지 않게 조화와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데, 김정희는 이를 섬세하게 다루었다. 그 조화는 바탕 종이에서부터 시작된다. 분홍빛이 감도는 종이 바탕에는 금박이 뿌려져 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오른쪽 폭은 아래쪽에, 왼쪽 폭은 위쪽에 치우쳐 있다. 두 폭의 금박이 같은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어긋나게 두어 두 폭 사이의 대칭과 조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글씨에서도 이러한 대비와 조화를 이어간다. 서체는 반쯤 흘려 쓰는 행서(行書)로, 각각의 글자는 획의 굵기와 크기를 과감하게 대비시켰다. 예를 들면 전시 포스터에서도 쓰인 ‘붓 필(筆)’ 자는 가로획을 가늘게 쓰고 단 하나의 세로획을 묵직하게 내려써서 압도적인 두께 차이를 만들었다. 숫자 ‘하나 일(一)’ 자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본문 속 ‘一’은 다른 글씨에 지지 않도록 굵은 획을 꺾어가며 써서 기세를 준 반면, 왼쪽 하단에 적힌 ‘71세의 과천 사는 노인’이라는 뜻의 ‘칠십일과(七十一果)’의 ‘一’은 작은 。처럼 보인다 파칭코종류 . 같은 글자라도 위치와 맥락에 맞춰 자유롭게 변주하는 노련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눈으로 보이는 형식을 살펴본 뒤에는 시구와 사연이라는 내용을 음미할 차례다. 대련의 큰 글씨는 “둘도 없는 붓이 걸린 산호 붓걸이, 제일가는 꽃이 담긴 비취 화병”이라는 뜻이다. 뜻을 알고 다시 작품을 보면 검은 먹으로 쓴 글씨이지만 산호의 붉은빛, 비취의 푸른빛을 떠올릴 수 있다. 읽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경치이다. 나아가 글씨 사이에 작게 적힌 내용을 읽어보면 사연은 더욱 깊어진다. 생의 마지막 해인 71세 때 김정희는 북청 유배 시절의 제자 유치전을 위해 어느 외진 절에서 이 글씨를 썼다. 산사의 풍경을 보며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해져 붓을 잡은 손목에 신령한 기운이 발현됐다고 적었다. 전통 서예를 감상하는 데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작품의 형식과 글씨의 모양, 그 안에 담긴 내용과 사연을 천천히 짚어보면 글씨를 한층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마주하는 작은 발견들 속에서 옛 글씨를 읽는 즐거움이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송진충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답은 없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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